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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리뺑이 솜사탕으로 변신중
    ──•▶달콤한 포토/자연빛 담기 2012. 5. 19. 22:40

    작은 꽃이 보이면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일테지..

    햇살이 산을 넘어가는 시간...연습장 다녀오는 길에 만난 보리뺑이..

    저녁 식사로 솜사탕을 먹으려는지..

    솜사탕 가득 품고 있다.

     

     

     

     

     

    황금빛 들판 예고하는 ‘반가운 손님’

    온 들판에 지천으로 피어나는 풀꽃들도 논밭이 산으로 변하면 많은 변화가 오겠지요. 길가나 논둑에 흙갈빛으로 납작 붙어서 겨울을 나는 보리뺑이 부드러운 풀잎처럼 질기고 옹찬 생명들이 이 들판을 지켜 낼 수 있을까요? 보릿고개 시절 우리네 부모님을 먹여 살렸다던 이 푸성귀가 이제 주인을 잃어가는 농촌을 저들끼리 지키며 살아가야 할까? 하는 염려가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보리이삭이 패기를 기다리며 배고픔을 잊기 위해 소나무 껍질까지 벗겨 먹으며 고비를 넘길 때 논둑에 긴 꽃대를 내밀고 노랗게 피어 흔들린다고 ‘보리뺑이’라는 이름이 붙여지지 않았을까? 상상해 봅니다. 고픈 배 만큼이나 간절하게 보리 이삭 패기를 기다리던 사람들 눈에 보리뺑이 노란 꽃이 보이기 시작하면 너도나도 “보리 팬다. 보리 팬다” 하며 반가워하던 부름이 이름이 되진 않았을까요?

    어머니를 잡고 물었더니 그런 이름 있는 줄 몰랐다며 옛날에는 ‘비둘기나물’이라 했다고 합니다. 이른 봄이면 논둑에 흑갈색 이파리를 드리우고 너풀너풀 피어 있으면 캐어다가 쓴맛을 우려내고 주린 배를 채우는데 한 몫 했는데, 잎에 난 잔털이나 부드러운 감촉이 꼭 비둘기 같다 하여 붙였다 합니다.

    분류는 국화과이지만 맛이나 성질은 씀바귀 종류와 같습니다. 4~5월이 되면 길게 꽃대가 올라오고 그 끝에서 7~8 송이의 노란 꽃이 송송이 달려 핍니다. 꽃대궁이 민들레처럼 비어 있어서 바람이 불면 크게 흔들려 홀씨를 날려 번식합니다. 줄기를 따면 흰 즙이 많이 나오고 그 맛이 씁니다. 다른 씀바귀보다 맛이 덜하고 쓰기만 해서 배가 덜 고프면 안 먹었다는데요. 줄기에서 나는 흰 즙이 소화기능을 도와서 건위제로 쓰이기도 한답니다.

    길가나 논둑 어디서나 잘 자라서 질경이만큼 강한 보리뺑이는 시멘트 틈새에 앉은 먼지 만큼만의 흙만 있어도 뿌리를 내리고 잘 자랍니다. 시멘트로 봉해 놓은 돌담 틈새에서 아슬아슬하게 줄기를 뻗고 나와 힘겹게 꽃을 피우고 있는 보리뺑이를 본 적 있습니다. 유난히도 노랬던 그 꽃송이를 보며 환경이 척박할수록 더 아름답게 피는 생명이구나 하며 감동으로 바라봤는데요.

    농촌의 희망도 그런 거 아닐까 기대를 걸어 봅니다. 농사짓느라 휜 허리에 디스크·관절염을 종합으로 앓으며 쓰러져가는 농촌을 지키는 부모님의 미소에서 보리뺑이 긴 목으로 피어낸 그 노란 꽃을 떠올려 봅니다. (펌)

    /숲 해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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