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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회탈 웃음처럼...
    ──•▶자아 채우기/마음의 양식 2008. 2. 8. 13:16

     

     

     

    베게에 맞닿을 정도로 길게 늘어져 있었다.

    일년에 겨우 한번 하는 설날 음식준비와 새해 인사가 뭐그리 힘이 들었다고

    끙끙거리며 아침내내 앓는 소리를 내었다.

    습관처럼 아침 먹자 어깨를 툭툭 두드리던 남편이 걱정이 되었는지 피로회복제를 들고 들어온다.

    ' 나 진짜 아픈것 맞제...."

    나이살 먹은 아내의 생글 거리며 하는 읍소가 기가 찬지 허허하고 풀썩 웃음을 흘린다.

    "살만 한가 보제..." 

    " 꾀병 아니구만... 쩝~~~~"

     

    아침도 먹는 둥 마는 둥 한숨 더 잘까 하는데 잠잠하던 핸드폰이 마구 요동을 치기 시작한다.

    핸드폰에 " 강경우 시인(선생님)" 의 이름이 떠 있어 반갑게 핸드폰 폴더를 밀었다.

    "상아야~~~"

    2년만인가?? 목소리도 그 호탕한 웃음소리도 여전하다.

    어제 본 듯 생생하고 반갑다.

    상아야~~~ 네 생각이 나서 시 한편 썼다.

    그리고 선생님의 홈페이지에서 느리지만 꾸준히 내어 주시는 

    제자를 향한 마음이 담긴 시를 블로 담아왔다.

    상아에게 주신 두번째 시 " 화회탈 웃음처럼"

       마음이 맨발로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하회탈 웃음처럼 / 강경우  

    불편한 남편을 지극정성으로 사랑한다는
    한 아이가 건네준 하회탈,   
    난초 잎 휘 늘인 미간을 두고
    나래를 편 백학 한 마리가 온통 웃음인


    그 아이 얼굴을 보는 듯 따뜻하다.

    며칠 전, 나무 아래 뒹굴던 귤을 모아
    과수원 집 노파는 애써 빈터에 갔다 버렸다.
    양지 바른 곳 발갛게 모인 그들도
    봉분 하나씩 둘러업고 잿빛 곰팡이를 모락모락
    피우고 있더니, 풀린 햇살 반짝이자
    속 썩은 물 땅속으로 흘리며 길을 내고 있다. 

    자갈길 폐가도 마당엔 동백꽃, 눈 이미 내려
    소복한 산은 옷고름 풀어 앉아계신데
    띠구름 걷히면 보일 듯 봄빛은    
    해마다 한 걸음씩 가깝게 다가서는
    내 어린 할머니,
    내 새끼, 내 새끼! 웃으며 손짓 하시는
    하회탈 눈썹 끝자리에 맺힌 이슬 한 방울.     

    내 얼굴이 내 모습이듯 
    저 가면과 한 마음일 때, 방울로 맺히는
    여백의 꽃 한 송이,
    그 착한 얼굴이 그리운 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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