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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축성발성장애-긴장하지 않았는데 목소리가 떠...얼...려...요
    ──•▶세상 돋보기/건강을 알자 2009. 8. 26. 21:40

    목소리를 떠는 것은 어떤 특정 상황에 지배되고 있다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들키게 한다. 자신감이 없어 보이고, 소심해 보이며, 위축된다. 의사소통에 있어서도 장애를 겪는다. 일반적으로 면접이나 중대한 업무보고 등 긴장된 상황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해 곤란에 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렇게 정신적으로 긴장된 상황이 아닌데도 목소리를 떠는 사람이 있다. 심지어는 혼잣말을 할 때도 목소리를 떤다. 이는 신체 기능상 문제가 있는 경우다. 목소리는 목의 양쪽에 위치한 성대가 진동을 해서 만들어지는데, 이 성대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뇌신경이 잘못된 신호를 보내 성대나 발성기관이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일 때 목소리가 떨리는 것이다. 이를 '연축성발성장애'라고 한다. 직장생활이나 사회활동에 장애를 초래하고 불편함을 주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병으로 인식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 질환의 진단이나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동안 연축성발성장애의 원인인 '목소리 조절중추의 이상 신호'가 왜 생기는 것인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또 예방법이나 관리법도 없었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 목소리 관리 소홀 등 후천적 원인으로 유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돼 연축성발성장애 예방 및 관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목소리 전문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는 최근 원인을 추측할 수 있는 연축성발성장애 환자 241명을 대상으로 원인을 알아보는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절반 이상인 52.7%의 환자가 후천적 요인들이 원인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적인 요인이나 원인이 없는 사례는 47.3%였다. 주 원인은 목소리 과용에 따른 관리 소홀이 17.0%로 가장 많았으며, 과도한 스트레스나 장시간 이어폰 통화, 심한 감기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또한 78.0%가 30대 이전 젊은 층이었으며, 여성이 71.0%로 남성 29.0%에 비해 3배 정도 많았다.

    이는 정신적 긴장에 따른 목소리 떨림과는 차이를 보인다. 정신적인 긴장으로 인한 목소리 떨림은 긴장되는 상황에서 자율신경계와 연관, 심장박동수가 올라가면서 불규칙하고 느리게 떨린다.

    반면 연축성발성장애는 주로 특별한 단어나 발음을 할 때 등 특정 말을 할 때 목소리가 떨리거나 끊기며 빠르게 목소리가 떨리는 것이 특징이다. 특별히 긴장되는 상황이 아니더라도 무의식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며 긴장하면 더 심해진다. 어느날 갑자기 증상이 시작되기도 한다.

    연축성발성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목소리 오남용으로 인한 성대질환을 최대한 예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성대질환이 생겼거나 감기, 후두염이 있는 경우라면 가급적 목소리를 사용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평소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하며 한쪽 귀에만 이어폰을 꽂고 장시간 통화를 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텔레마케터 등 부득이하게 장시간 통화를 해야 하는 직종이라면 가급적 양쪽 귀로 들을 수 있는 이어폰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미 연축성발성장애 증상이 생겼다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아직 이를 완치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현재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는 문제를 일으키는 일부 성대근육에만 선택적으로 보톡스를 주입, 뇌 신호 전달을 차단하는 '보톡스 주입술'이 있다. 이는 근전도 바늘을 이용, 문제가 있는 성대근육을 찾아낸 후 선택적으로 소량의 보톡스를 주입하는 시술법이다. 보톡스로 이상이 있는 성대근육을 마비시키기 때문에 뇌신경이 성대에 경련을 일으키는 잘못된 신호를 보내도 성대가 반응하지 않는다.

    예송음성센터 김형태 원장은 "보톡스 치료를 일정 시간 반복하면서 성대가 잘못된 신호에 반응하지 않도록 해 뇌 스스로 잘못된 신호를 보내지 않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속적으로 주입받은 환자의 60% 정도가 약물만을 복용해도 되거나, 보톡스 주입 없이도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호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 김현정 헬스경향기자 bus27@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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