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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홀로 산행 - 천등산에서
    ──•▶일상 탈출기/산으로 가자 2011. 2. 12. 08:49

     

     

     

    밤새워 뒤척이다 맞이한 새벽이라, 이불을 돌돌 말고 한껏 게으름을 피우며 이불 속에서 꼼지락댔다.

    녀석들이 등교하는 날만 아니었어도...

    이불 속에서 요상한 혹은, 엉터리 같은 감각기능을 활성화해 히죽거렸을 것이다.

     

    안방으로 옮겨놓은 노트북에서는 내 머릿속에서 정리되지 못한 생각들을 토해내라 아우성을 치고

    TV 에서는 뉴스 화면속의 앵커가 정치니, 경제니 하며 골치 아픈 이야기들을 무덤덤하게 늘어놓는다.

    반복된 것과 무관한 정보..관심을 벗어난 이야기들이 수면제로 작용하나 했더니..

    야밤에 다이어트 한 햇살이 아주 작은 창틈으로 몸을 밀어 넣으며 내 머리를 툭툭 친다.

    야야~~상아 아짐아~~ㅇ 나랑 산에 가자~~

     

    산!

    한발 앞서 천등산을 휘 한바퀴 돌고 온 햇살이 자랑을 늘어 놓으며 내 등을 민다.

    카메라를 챙기고..시동을 걸었다.

    어디로 갈 것이라 말하지도 않았는데..천등산으로 자동 네비게이션이 맞추어졌다.

    천등산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카메라와 베낭을 맸다.

    베낭속에는 무게감을 느끼게 보온 물병과 밀감 두 알을 넣고..

     

     

    빰을 스치는 바람이 상쾌하다.

    몸이 가볍다. 천등산 가장 긴 산행거리라도 뛰어 오를 수 있을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햇살이 그려준 친구가 따라오며 말동무도 되어준다.

     

    작은 재 하나를 넘으니 바람이 가까이 와 있다.

    한껏 숨을 들이쉬니 바람도 함께 입안으로 들어온다.

    온몸을 돌던 바람이 헉헉 급하게 내쉬는 날숨에, 가슴속의 쌓인 탁기가 입 밖으로 빠져나온다.

     

     

    발아래 맨들 맨들한 돌과 햇살에 말려진 먼지들이 발밑에서 속살거린다.

    한파를 견디어 봄맞이에 한창인 나무들이 이끼 옷을 입고 햇살화장을 한다.

    햇살이 끌어내린 하늘이 나에게 말을 걸어준다.

    늘씬한 바람이 나무 사이 묘기를 부리며 달리기를 한다.

    자연에 동화되니 각각의 감각이 민감하게 활동한다.

    좋다~

     

     

    엉클어진 머릿속이 여백처럼 비워지고

    청정한 마음이 된다

     

     

    나홀로 산행...

    햇살아 고맙다....

     

     

    조개들이 나무위로 소풍을 왔나~~

     

     

     

    누구의 발자국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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