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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색 봄꽃 잔치' 벌이는 제주
    ──•▶세상 돋보기/옹알 장독대 2006. 3. 9. 04:43

    스포츠조선 제주=김형우기자
     

    '꽃멀미'를 아시나요?

    맑은 햇살 내리 쬐는 날 화사한 꽃밭속에 들어서면 탄성도 잠시. 봄꽃의 현란한 자태에 눈이 부시고, 꽃구경 욕심에 눈 한번 부릅 뜨자면 이내 속이 울렁인다. 차멀미, 배멀미와는 또다른 느낌. 야릇한 경험에 춘정이 발동하고, 고혹한 향훈에 멀미를 털어낸 후 다시 꽃길을 거닌다. 가히 몽환적 체험이다.

    지금 제주를 찾으면 기분 좋은 '꽃멀미'를 체험할 수 있다.

    꽃샘 추위가 맹위를 떨치는 이즈음 제주는 노랑, 빨강, 하양 '3색 꽃잔치'가 한창이다. 성산 오조리 유채밭이며, 중문 인근 상예동 동백숲과 대정 들녘에 핀 수선화에서는 화사하게 채색된 제주의 봄을 만날 수 있다.

    노란 '유채'와 선홍빛 '동백', 그리고 하얀 꽃잎속 노란 꽃술이 탐스런 '수선화'가 부드러운 해풍에 실려 보내는 봄내음속엔 여유로운 봄날의 정취가 가득하다.

    그뿐인가! 서귀포 서건동의 파릇파릇 미나리밭, 천지연 폭포수 바위에 낀 초록의 이끼, 양지바른 들녘에서 쑥을 캐는 아낙의 가슴에도 제주의 화사한 봄기운이 찾아들었다.ㅌ

    [左] 대정들녁의 수선화 [右] 중문의 동백꽃
    ◆ 동백

    제주의 봄을 화사하게 채색하는 꽃으로는 단연 동백을 꼽을 수 있다.

    동백꽃은 떨궈진 자태 마저도 아름답다. 어쩌면 가장 아름다운 시절,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미련없이 떠나가기 때문일터.

    제주의 동백은 뭍의 것과는 좀 다르다. 어른 주먹만한 꽃들이 마치 잘 익은 사과처럼 탐스럽게 매달려 있다.

    12월부터 4월까지 제주와 서귀포 시내 가로수며, 마을 고샅길, 정원수로 제주의 겨울과 봄을 화사하게 물들이고 있다.

    이맘때 제주에서 동백꽃을 실컷 구경할 수 있는 곳으로는 중문 인근 상예동을 꼽을 수 있다. 마을 큰 길가에 수백 그루의 동백이 군락을 이뤄 거대한 '동백숲'을 이루고 있다. 선홍빛, 핑크, 화이트, 색상도 다양하다. 짙푸른 잎새 사이 화사하게 피어난 자태며, 바닥을 붉은 카페트처럼 물들여 놓은 낙화가 봄날 환상의 꽃길을 이뤄내고 있다.

    ◆ 수선화

    제주의 봄을 알리는 전령사로는 '수선화'가 으뜸이다. 2월 고혹한 자태를 맘껏 뽐내다가 봄기운 완연해지는 3월 꽃잎을 떨구는 야생 수선화는 초봄 제주를 상징하는 대표적 화초이다.

    특히 남제주군 대정읍 산방산 일대 드넓은 들녘에는 수선화 향기가 천지를 뒤덮는다. 대정들녘 중에서도 대정향교와 산방산 사이의 도로변과 밭두렁, '송악산~사계리'에 이르는 해안도로변, 대정읍 상모리의 알뜨르비행장터 등지에서 야생 수선화를 만날 수 있다.

    제주 수선화는 개량형 수선화와는 조금 다르다. 모양은 투박하고 소박하지만 짙은 향훈이 압권이다. 제주도 방언으로 수선화는 '말마농'이라 불린다. 말 그대로 해석하면 '말이 먹는 마늘'이지만, 속뜻은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마늘'이라는 뜻이다. 야생 수선화는 번식력이 강해서 한번 밭에 뿌리를 내리면 다른 농작물의 생장을 가로막을 정도로 무성하게 퍼져 나가기 때문이다.

    제주 주민에게 외면 받던 수선화를 유독 사랑했던 인물이 있다. 당대의 명필이자 화가였던 추사 김정희선생이다. 그는 대정들녘에 핀 수선화를 두고 '희게 퍼진 구름 같고, 새로 내린 봄눈 같다'고 했다.

    고독한 유배시절을 함께 한 친구와도 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대정들녘 한편에는 지금도 김정희선생이 거주했던 생가가 '추사적거지'라는 이름으로 보존되고 있다. '세한도'와 '추사체'를 완성한 곳이다.


    ◆ 유채꽃

    3월 제주는 뭐니뭐니해도 노란 유채꽃이 압권이다. 제주 곳곳에 크고 작은 유채밭이 조성돼 있지만 성산 일출봉, 섭지코지 주변과 모슬포 삼방산 자락 아래 것이 널찍하다.  성산일출봉, 삼방산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에 좋은 유채밭은 평일-휴일이 따로없을 만큼 상춘객이 밀려든다.

    천지가 샛노란 유채밭은 춘정을 만끽할 수 있는 별천지에 다름없다. 봄햇살 아래 유채꽃이 뿜어내는 고혹한 향기와 자태는 매혹적이다 못해 아찔하다.

    군데군데 목장이 이어진 성산 방면 유채밭은 목가적 정취가 물씬 풍긴다. 특히 검정돌담을 경계로 샛노란 유채밭과 푸르른 초지가 펼쳐진 오조리 해변 목장에서는 해풍에 목갈기 휘날리며 거침없이 내닫는 조랑말의 한가로운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 한바탕 뛰고 나면 달콤한 유채꽃의 유혹이 기다린다. 목책사이 꽃잎을 한입 베물고 서성이는 조랑말의 여유로운 모습속에 봄날의 정취가 가득하다.

    주상절리 등 해안선이 절경을 이루고 있는 섭지코지 주변 역시 유채꽃이 대지를 뒤덮는다. 아직은 차가운 기운을 담고 있지만 불어오는 해풍에 하늘거리는 유채밭 사이를 오가는 빨강, 파랑 원색의 상춘객 물결은 근사한 한폭의 수채화로 다가온다. 정상 하얀 등대를 향하는 길목 한켠은 아찔한 절벽. 갯바위에서는 느릿느릿 봄철의 낭만을 낚아 올리는 태공들의 모습이며, '휘리릭~' 숨소리 뿜어내며 자맥질 하는 해녀들이 제주의 봄을 그려내고 있다.


    ◆ 여행메모

    ▶묵을 곳=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 자리한 '씨에스호텔 앤 리조트'(사진ㆍwww.seaes.co.kr)는 제주의 전통 초가를 모델로 단장한 한국형 전원호텔. 푸른 제주바다가 펼쳐진 언덕배기에 올망졸망 30여 동의 오두막식 호텔 빌리지가 주변경관과 조화를 이룬 제주의 명물이다.

    제주컨벤션센터 지척으로 1만5000여평 대지에 이국적 정취를 자아내는 조경과 널찍한 잔디밭, 툭트인 조망 등 휴양 리조트가 지녀야할 여건을 두루 갖췄다. 특히 '자연을 실내로 끌어 들인 듯한 인테리어 컨셉트'는 자연친화적이면서도 우아한 객실 분위기를 연출해냈다. 최근에는 KBS 월화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주요 촬영지가 되면서 관광코스로도 부상하고 있다. 비지니스룸(18만원), 한실 가족룸(32만~38만원), 퍼시픽 스위트룸(70만원, '미안하다 사랑한다' 주인공 소지섭이 묵은 방), 프레지덴셜룸(120만원) 등 다양한 컨셉트의 공간을 갖추고 있다.

    한편 씨에스호텔 앤 리조트에는 '아름다운 가게' 제주 1호점도 들어서 있다. '꿈섬'이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가게'는 호텔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을 겨냥해 명사기증품과 대안무역상품을 판매,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064)735-3000

    ▶맛집=서귀포 천지동 '신주식당(064-732-6979)'은 얼큰 시원한 오분작이 뚝배기가 별미이고, 남제주군 안덕면 대평포구 인근 '해녀횟집(064-738-6510)'은 제주 토박이들이 즐겨 찾는 횟집이다. 모슬포항 입구 '해녀식당(064-794-3597)'은 생선회와 회덮밥이 유명하다. 사계리 해안도로변 '남경미락(064-794-0055)'은 생선회, '형제식당(064-792-0092)'은 갈치조림을 곧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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