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안동 숙맥 - 안상학 시인 시서전
    ──•▶발길 따라서/경북,대구 2010. 11. 1. 18:45

    가을은 시인의 계절??

    무작정 나선 가을 나들이...

    안동 문화 예술의 전당으로

    안동 시인 안상학 시인의 詩書展에서 가을감성을 담아왔다.

     

     

    안동 숙맥

     

    전시장안에서

     

     

     

    배롱나무

    겨우내 옷을 벗고 견디는 나무가 있다.
    건드리면 툭툭 삭정이처럼 내려 앉을 것 같은 나무
    추울수록 맨몸이 도드라져 보이는 배롱나무

    한겨울 맨몸으로 견딜수록
    뜨거운 여름내 휘늘어지지 않고 오히려
    꼿꼿하게 꽃으로 붉게 붉게 사는 나무가 있다.

    시집 "안동소주"에서


    안상학
    1962년 안동출생
    198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1987년 11월의 신천"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시집으로"그대 무사한가"와 "안동소주"가 있다.

     

    해꽃 
                    
                           안상학

    해바라기는
    어릴열심히 해를 따라 다닌단다
    남들 다 눈부시다 고개 돌릴때해만 보며 꿈을 키운단다


    해바라기는
    다 커서
    해를 닮은 꽃을 달면
    더 이상 해를 따라 돌지 않는단다


    그렇다고 염치없어서가 아니란다


    해바라기는
    환한 얼굴로
    낮은 곳을 비추며
    꿈꾸는 어린 눈을 찿는 거란다


    낮은 곳을 환하게 만들어 가는꽃


    그래서 나는
    해바라기꽃을 해꽃이라 부른다.

     

     

    아배 생각

    안상학


    뻔질나게 돌아다니며
    외박을 밥먹듯 하던 젊은 날
    어쩌다 집에 가면
    씻어도 씻어도 가시지 않는 아배 발고랑내 나는 밥상머리에 앉아
    저녁을 먹는 중에도 아배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니, 오늘 외박하냐?
    -아뇨, 올은 집에서 잘 건데요.
    -그케, 니가 집에서 자는 게 외박 아이라?

    집을 자주 비우던 내가
    어느 노을 좋은 저녁에 또 집을 나서자
    퇴근길에 마주친 아배는
    자전거를 한 발로 받쳐 선 채 짐짓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야야, 어디 가노?
    -예……. 바람 좀 쐬려고요.
    -왜, 집에는 바람이 안 불다?

    그런 아배도 오래 전에 집을 나서 저기 가신 뒤로는 감감 무소식이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