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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에도 웨이트트레이닝이 필요하다
    ──•▶심리 자료방/상담, 심리, 다양한 연구결과 2010. 11. 26. 07:00

     

     

    마음에도 웨이트트레이닝이 필요하다


    열중해서 몰입할 정도로 좋아하는 게 없다는 게 본인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진로 때문에 고민을 하는 젊은이들 뿐 아니라 이미 자신의 분야에서 확고한 자리를 잡은 분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진로를 고민하는 젊은이들 중에는 이건 어떨까 저건 어떨까 손을 대보지만 조금만 힘들어지면 쉽게 그만두게 된다고 고민하는 분이 많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새로 배울 때 처음에는 흥미가 있지만 복잡해지면 이건 적성이 아니야 하면서 그만두게 된다고 한다. 중국말을 배울 때도 처음에 단순한 인사정도 배울 때는 재미있지만 단어와 구문이 어려워지면 한두번씩 빼먹다 그만두게 된다. 사람에 대해서도 그렇다는 후배도 있었다. 여자를 만나면 처음에 잠깐 좋지만 어느 정도 사귀면서 감정적으로 서로 엉기게 되면 골치 아파지면서 여자를 안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그것이 일이건, 학습이건, 취미건, 인간관계건 어렵고 복잡해지면 쉽게 포기하는 식이다.

     


    반대인 경우도 많았다. 특히 업무와 관계되어 그런 경우가 많다. 너무 단순하고 일상적인 업무를 하다가 부서를 옮기면 처음에는 활력을 가지고 일을 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일이 익숙해지면 지루함을 느끼게 된다. 그렇다고 주어진 일보다 더 많은 일을 나서서 하자니 너무 설쳐대는 것 같다. 더군다나 그 결과가 좋다 하더라도 당장 큰 이익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 결과가 안 좋으면 책임만 지게 된다. 회사를 바꿔보면 어떨까 하고 이직을 하지만 그 효과도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처음에 이성을 만나서 사귀게 되면 마음이 설레고 삶 자체가 바뀌는 것만 같다. 하지만 그도 잠시 뿐 얼마 지나지 않아서 지루해진다. 오래 연애를 한 커플의 경우 그 권태로 인해서 헤어질까 두려워 결혼을 하지만, 신혼의 흥분은 잠시일 뿐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웨이트트레이닝이 필요하다. 체력훈련하면 떠오르게 되는 인물이 히딩크다. 과거에는 골을 넣는 기술이 뛰어난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선출되었다. 하지만 히딩크는 당연히 국가대표가 될 것이라고 여겨지던 선수를 체력부족을 이유로 후보에서 탈락시켰다. 히딩크가 축구팀이 아니라 육상팀을 만들려고 한다고 비아냥거리는 이들도 많았다. 축구는 연습하지 않고 매일 달리기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히딩크는 한국팀의 문제가 정신력이나 기술력 이전에 체력이라는 것을 간파한 명장이었다. 체력이 되어야지 강팀을 맞이해서 상대방보다 더 많이 뛸 수 있다. 체력이 되어야지 서로의 빈곳을 도와주면서 협력을 할 수 있다. 체력이 되어야지 후반전 인저리 타임에 역전골을 낼 수 있다.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스케이트 선수들의 다리 굵기를 보면서 우리는 체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리고 그 다리 굵기를 만들기 위한 훈련양을 보면서 다들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그런데 체력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이 운동선수에게만 꼭 필요한 것이 아니다. 복잡한 학습과 뒤얽힌 인간관계를 견디어내는 과정 자체가 어떤 의미에서 마음의 웨이트트레이닝이다.어렵고 지겹게만 느껴지는 골칫덩어리를 온전한 자기 힘으로 한번이라도 끝까지 견디어낼 때 나도 해낼 수 있다는 자부심이 생긴다. 지금의 고통과 지루함이 무가치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따라서 마음의 힘을 키우고 수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의 기본체력이 받쳐줘야만 열중과 몰입이 이어질 수 있다. 학습의 난이도, 업무의 난이도, 인생의 난이도가 올라가도 그 시련을 극복할 수 있다.

     


     

    아울러 현재 별문제가 없다고 해서 그것이 꼭 바람직한 것도 아니다. 어떤 사람이 자신의 능력보다 너무 쉬운 일을 하고 있다면 편하기는 하지만 지루하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굳이 새로운 일에 도전을 하기에는 지금의 일이 너무 편하다. 그렇게 사는 것도 꼭 나쁘지는 않다. 권태가 스트레스라는 것이 부에 넘치는 고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권태라는 것이 불안의 전단계일 수도 있다.  갑자기 상황이 악화되면 공포를 느끼면서 대응하게 된다. 하지만 서서히 상황이 악화가 되면 권태와 불안이 교대로 찾아온다. 불안을 느끼다가 상황이 다시 좋아지면 안심한다. 그러다가 권태를 느낀다. 다시 불안해진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어쩌다 이렇게 되었지 하면서 경각심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다.

     


    morning-jog.jpg따라서 서서히 다가오는 악재가 갑자기 닥치는 악재보다 더 무서운 법이다. 경제를 예로 들면 외환위기는 청천벽력같이 급속히 닥친 악재다. 하지만 고령화 저출산에 따른 인구구조변화는 서서히 다가오는 악재다. 전세계에서 고령화 저출산에 따른 경쟁력 약화를 피해간 나라는 하나도 없다. 영국,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인구증가에 따른 자원부족에 대해서 걱정했다. 그러나 이후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로 성장률이 곤두박질쳤다. 일본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선진국대열에 들어갔다. 동양과 서양은 정서가 다르기 때문에 일본사람들은 설혹 고령화 저출산이라는 악재가 서서히 일본에 닥쳐도 특유의 근면성실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본도 그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우리는 지금 불안해하는 동시에 우리나라는 어떻게든 잘 되겠거니 예외이겠거니 생각을 한다. 그 동안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피겨 스케이팅과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우리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는 것을 보면서 국운이 창궐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과거에 싸구려라고 생각했던 중국제품을 막상 구입했는데 품질이 꽤 괜찮은 것을 보고는 불안감을 느낀다. 이러한 국가의 노쇠가 우리들 각자 개인의 노쇠와 맞물려가게 된다.

     


    20대인 당신은 언제인가 30대가 된다. 30대인 당신은 40대가 된다. 40대인 당신은 50대가 된다. 나이가 들게 되면 어느 분야가 되었건 일하는 것이 쉽지 않다. 또한 모든 삶에는 마법과 같은 시기가 있다.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일이 잘 풀릴 때가 있다. 하지만 그 시기가 영원할 수는 없다. 경기가 좋아지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유행이 막 불기 시작한 물건을 파는 회사에서 일을 시작한다면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순풍을 타듯이 일이 잘 풀린다. 당분간 괜찮을 것 같다. 하지만 그 다음 불경기가 오면서 일이 안 풀린다. 경기가 좋아지면 잘되겠거니 했는데 그 다음에 경기기 좋아져도 이미 회사는 모멘텀을 잃은 상태이고 내 자리는 더 이상 없게 된다. 미래를 대비해서 편드에 가입하고, 보험을 들고, 부동산에 투자를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능력, 열정을 유지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모든 금융자산은 내가 아니라 세상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번의 금융위기만 해도 돌이켜 생각하면 후견지명으로 그 때 이랬어야 하는데 그 때 저랬어야 하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일단 게임의 당사자가 되면 아무도 합리적으로 판단하지 못한다. 재테크가 당신을 지켜주지는 못한다. 노동이 당신을 지켜줄 뿐이다. 부지런하고 열심히 일을 할 수 있는 나를 유지해야 한다. 한번 게을러지면 부지런해지기가 어렵다. 한번 사치에 물들면 검소해지기가 어렵다. 열심히 일하면서 검소한 삶을 유지하는 것이 최고의 재테크다.

     


    아울러 능력과 과제 난이도는 변증법 같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능력이 키워지면 과거에는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던 일들도 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이 들게 된다. 운동선수들은 모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아무리 3할 타자라도 체력이 받혀주지 않으면 시즌후반에 타율이 곤두박질친다. 주어진 일을 항상 열심히 하는 것도 어떤 점에서 마음의 웨이트트레이닝이다. 현재 내가 하는 일을 조금이라도 더 잘해볼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조금이라도 빨리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 나 자신과 기록경기를 해 볼 수도 있다. 목표를 정하고 나를 향상시키는 노력을 하다가 보면 내 모든 것을 바치고 싶을 정도로 해보고 싶은 일이 찾아오게 된다. 현재 내가 처한 곳에서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 것을 등한시한다면 내가 진정 해보고 싶은 것은 영영 찾아오지 않는다.

     


    따라서 만약에 당신이 좋아하는 것이 없다면 지금 일하는 곳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회사에서 정해준 목표보다 더 높이 목표를 삼아라. 때로는 회사가 부여한 목표가 현실 불가능할 정도로 높을 수도 있다. 그럴 때는 조금 낮더라도 가능한 목표를 설정할 수도 있다. 목표를 얼마나 빨리 잘 달성할 수 있는가는 앞서 언급했듯이 운동선수로 따지면 근육과 같은 것이다. 마음의 근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현재 내가 처한 상황에서 내가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무리 지금 하는 일이 지겨워도 그 안에서 재미를 찾아내고 남보다 잘 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에도 그 차이가 존재한다. 성실하게 잘하는 사람에게는 일이 몰리게 마련이다. 아무도 안 보는 것 같지만 당신을 눈여겨보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그 사람이 당신에게 행운을 가져다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목표가 있어야 한다. 일년 목표, 이번 달 목표, 오늘의 목표가 있어야 한다. 흔히들 인생의 목표가 돈이다. 돈이 목표가 될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이 확실하고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그 목표가 숫자로 보이고, 얼마나 모았는지도 확실히 통장에 찍힌다. 하지만 주식이건, 펀드건, 부동산이건 재테크는 불안정하다. 재테크는 결국 한국의 경기, 전 세계 경기라는 외부요소에 내 운명을 맡기는 것이다. 돈 말고 자신의 능력을 목표로 삼아라.

     


    만약에 당신이 현재 하는 일에서 적절한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당신이 열정을 바쳐서 하고 싶은 일이 찾아오게 된다. 방금 전까지 야구는 내 적성이 아니라고 하던 선수도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복권에 당첨된다면 일단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축구는 내 적성이 아니라고 하던 사람도 실수로 월드컵 대표선수 명단에 들어간다면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은 열정이 없는 것이 아니다. 힘들 것 같으니까 꿈도 꾸지 않았던 것이다. 마음의 근력이 충분히 생기는  시점에서 진정 하고 싶은 일이 생긴다. 당신의 그릇이 커진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이 없어.” 라고 하기 전에 현재의 일부터 소중하게 생각을 해야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마음의 아령이나 역기로 생각하면서 마음의 근력 키우기를 해라. 목표를 세우고 달성해라. 아무리 사소해도 좋다. 목표가 이루어진 만큼 당신은 성장한 것이다. 지금은 너무 벅차 보여서 관심조차 가지지 못하는 것들이 가능한 목표로 시야에 들어오게 될 것이다. 그 때 그 기회를 성공으로 이끌게 되면서 당신의 인생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출처] 메디컬라이즈 / 최명기 부여다사랑병원장, 정신과 전문의심리학 테라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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