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울증에 시달리는 노인들이 많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중 21%,즉 전체 노인 5명 가운데 1명은
우울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젊은 사람과 다르게 본인의 치료 거부,가족들의 무관심 등으로 인해
제때 진단 및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노인 우울증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원인과 증상=노인 우울증을 유발하는 대표적 원인은 배우자와의 사별과 각종 신체질환이다.
사별을 경험한 노인의 우울증상을 꼭 치료해야 하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만일 6개월이 지난 후에도 계속 우울증상을 보일 땐 의사의 진찰을 받아봐야 한다.
또 노년기에 찾아오는 질병은 우울증의 직접 원인이 되기도 하고 이를 치료하기 위한 약물이 우울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우울증을 일으키는 대표적 노인병은 갑상선기능저하증이다.
이 병은 65세 이상의 노인에게 특히 많으며 무기력감,피곤증이 나타나고
몸이 차며 만성 변비를 유발하므로 우울증으로 오인되기 쉽다.
이밖에 췌장암,뇌종양 등도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약물이 우울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예를 들면 고혈압약,각종 진통제,당뇨병약,호르몬제,결핵약,이뇨제,강심제,
수면 진정제,파킨슨 치료제,알코올이나 위궤양 치료제 등이다.
따라서 어떤 약을 먹고 난 후부터 우울증상이 생겼다면 우선 이러한 약물이 없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록 우울증을 직접 일으키는 질병이 아니더라도 노인에게서 모든 질환은 우울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질병·퇴직으로 인한 경제력 상실,신체능력 저하,사회적 고립 등에 의해
주변사람들에게 의지해야 하는 일이 많아지는 등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도 생긴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한 원인이 된다.
40∼50대에 발생하는 빈둥지증후군이나 갱년기증후군의 우울감도 노년기 우울증의 전단계로 볼 수 있다.
노인들의 우울증상은 젊은이와는 다르게 매우 비전형적이다.
예를 들면 알코올 중독,각종 만성통증,건강 염려증,가짜 치매같은 증상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만일 노인에게서 최근 과음,폭음의 병력이 있으면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또 특별한 원인도 없고 병원에 가도 별 이상 없다고 하는데도 계속 몸 여기저기에 통증을 호소할 때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약물 치료=선택적 세로토닌 흡수 차단제,비전형적 항우울제 등이 쓰인다.
그러나 항우울제의 복용으로 증상이 좋아지더라도 최소 6개월 이상은 복용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약을 갑자기 끊게 되면 약의 종류에 따라 오심,구토,소화장애,두통,발한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우울증은 한 번 앓았던 환자의 약 50%,두번 앓았을 경우엔 50∼90%정도 재발 위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재발위험을 낮추려면 지속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사회활동 유도 중요=노인 우울증 치료에 가장 필요한 것은 가족들의 각별한 보살핌이다.
우선 우울증으로 의심되면 병으로 인식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며
되도록 빨리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격려해 줘야 한다.
환자가 갖는 어려움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를 들어주며,증상에 대해 비난하거나 다그쳐서는 안 된다.
이와 함께 자원봉사,종교생활,재취업 등 사회적 활동을 통해 삶에 대한 의욕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도 필요하다.
노인대학이나 복지관 등의 시설을 이용해 꾸준히 평생교육을 받거나 취미생활,운동 등을 통해
인생의 즐거움을 찾도록 하는 것도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연세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정신과 이만홍 교수는
“노인 우울증은 젊은 사람과 달리 증상을 숨기기보다는 오히려 부정하는 경향이 있어서 진단하기가 힘들다”면서
“하지만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피해의식,망상 등 정신과적 중병으로 발전되는 만큼 조기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울증 자가 진단법
아래의 9가지 증상들 중에서 5가지 이상 증상이 2주 이상 계속될 때 우울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①거의 매일 지속되는 우울한 기분
②흥미나 즐거움의 저하
③식욕부진이나 체중감소 혹은 식욕증가나 체중증가
④불면이나 수면과다
⑤정신운동성 초조나 지체
⑥피로감이나 기력상실
⑦가치감 상실이나 지나친 죄책감
⑧사고력 집중력 저하,우유부단함.
⑨반복되는 죽음에 대한 생각,자살사고,자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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