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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먹이는 일은- 김규나, 수필 '비둘기 랩소디' 중에서──•▶자아 채우기/마음의 양식 2014. 2. 3. 11:30
생명을 먹이는 일은
그해 봄, 베란다 화분에 아무것도 심지 않았다.
바람이 품어 온 민들레 씨앗,
저 홀로 뿌리내리고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웠다.
동풍이 불고 햇볕이 따뜻하게 내리쬐던 날, 9층 베란다 창밖에
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와 앉았다.
내 집에 찾아온 손님, 흙만 쪼는 모습이 보기 미안해
쌀 몇 알을 뿌려 주었다.
며칠 후에는 흰 비둘기가 등장했다.
생명을 먹이는 일은, 바라보기만 해도 흐뭇하고 배부른 일이라서,
비둘기 몫으로 보리쌀을 한 봉지 구입했다.
비둘기의 깃털 색깔을 다서 깜비와 흰비라고 이름을 지었다.
- 김규나, 수필 '비둘기 랩소디' 중에서 -'──•▶자아 채우기 > 마음의 양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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