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성추행입니다
    ──•▶문학의 향기/일상 속으로 2014. 4. 27. 18:49

     

     

     

     

    바쁘게 살고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것은 일에서의 필요충분조건이지 삶의 필요충분조건이 되지는 않는 것 같다.

    가끔은 일부러 차의 속도를 늦추고 농로를 걷듯이 달리는 여유가 필요하다 생각이 들지만

    누구에게는 '천천히' '느리게'가 더 힘든 경우도 있다.

     

     

    1박 2일 교육일정을 마무리하고 저녁 식사라도 하고 가라는 지인의 친절도 뒤로하고 예매티켓을 바꾸는 불편을 감수하면서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강의며, 교육이며, 그리고 청탁받은 원고 마무리로 일주일 동안 잠을 잔 시간은 겨우 열 시간..

    버스에 올라 자리에 앉자마자 스르르 잠이 들었다.

     

    오랜만에 깊은 잠을 잔 것 같은데

    버스 앞머리 tv에서 쏟아져 나오는 세월호 사건소식에 눈을 떴다.

    볼륨을 낮춘 듯 했지만, 충격이 큰 사건이라 그런지 귀가 계속 사건소식에 귀가 열려 있었던 것 같다.

     

     

    조금 더 잠을 자고 싶었지만....잠은 달아난 상태였다.

     

     

    스마트폰을 통해 교육 기간 동안 실시간 전해 듣지 못한 세월호 보도 자료를 접하고 있었는데...

     

    옆 좌석에 앉은 젊은 남성이 느닷없이

    "저어기요~~ 아까 보니까 팔찌가 이뻐 보이던데 사진 한 장 찍으면 안될까요" 한다

     

    차 안에서 수많은 사물과 만나고..

    여러 세상을 보기도 하고...

    가끔 예기치 않은 일들을 겪기도 하고...그래서 가끔은 예기치 않은 상황에 대처 해야 하는 방법을 생각하기도 하지만...

    이런 난감한 상황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일이라 난감했다.

     

    " 아니요~~"

    좌측에 앉은 남성이...우측에 앉은 여성의 오른쪽 팔에 낀...그것도 블라우스에 가려진 팔찌를 찍고 싶다는데...

    전두엽이 황당한 일에 대응을 못 하고 활성화되지 못한 대답을 하고 있지 않은가!!!

     

     

     

    강의장에서는 이런 상황이 되었을때 나는 분명 자기의 의사 표현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라고 강의를 했을 것이다.

    그리고 강력하게 당신이 하는 행동은 옳지 않다..그리고 그것은 성추행이다라는 말을 하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어떠했는가?

     

    다음 날, 교직원 강의에서 고속버스안에서의 나에게 일어난 일에 관해 이야기를 하며

    질문을 했다.

    성추행이 맞을까요? 아닐까요??

    주저하지 않고 Yes라고 대답하는 선생님들...

     

     

    성폭력은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이다.

    그것은 기본과 원칙으로 일상에서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이 선행되어야 예방이 되는 것이다

    특히 폭력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대처방안은 중요한 문제다.

    지금까지의 방법으로는 아니다. 새로운 방법으로의 교육,

    고민해야 할 숙제처럼 다가온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