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콩알보다 작고 여린 작은꽃에도 생명은 있다.
    ──•▶문학의 향기/일상 속으로 2014. 4. 24. 19:37

     의성에서 강의를 끝내고 안동으로 돌아오는 길,

    드르르르 핸드폰이 울린다.

     

     

    지인이다.

    잘 지냈느냐는 안부를 묻는 목소리에 정겨움이 가득하다.

     

    " 점심 전인가요?"

    아니요. 의성에서 식사하고 안동으로 이동 중입니다"

    식사나 한번 하자 했지만..

    매번 구실을 대며 거절했던 것이 미안하다.

     

     

     

    그럼 차 한잔 할까요?

     

    약속 장소를 이동하는 도로변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빛바랜 가지와 메말라 달그락거리던 잎들이

    어느새 연초록 잎을 띄며 뒤질세라 바람결에 떨리는 몸을 부여잡고 한 모금 햇볕을 마시며 몸통을 키우고 있다.

     

     

     

    커피숍 입구에 도착하니

    화단 한켠 작약과 목단이 화려하게 치장을 하고 감정을 두드리며 노크를 한다.

    곱다....

     

     

    목단에 시선을 빼앗기고 있는데...목단  아래 마른 풀 속에서 돋아나는 흰빛

    꽃이다.

    가까이 가서 보지 않으면 무엇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작은 꽃이 애처로워 보인다

    갓난쟁이 새끼손가락보다 작은 하얀 꽃이 발뒤꿈치를 세워 알아봐 달라고 낑낑 애를 쓴다

    이름 모를 작고 보잘것없는 꽃을 보는 순간...

    가슴속에서 울컥 서러움이 치솟아 오른다.

     

     

    말도 못하고 움직일 수 없는 작고 여린 한 포기 꽃도 생명에 이유가 있고 귀함이 있는데....

    지금 세월호에서 꺼져간 생명의 애통함을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을까?

     

     

    미안하다.. 미안하다...

    생명의 불씨가 꺼질때까지 아무 것도 못해줘서 미안하다.

     

    부디 좋은 곳에서 편히 쉬었으면...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