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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하루.
    ──•▶문학의 향기/일상 속으로 2006. 3. 6. 22:27
     

    나의 하루


                                 2004. 2.27 어둠이 내리는 저녁


    어둠이 피어나는 밤속의 향연이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 속에서

    또 다른 욕망으로 꿈틀거려

    내속에서 또 다른 나를 불러들이고 있다.

    필시 나는 밤이라는 먹이에 집착하는

    요부의 모습으로 변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것이 나 뿐이냐 마는....


    나의 하루....

    평범 속에서 하루를 일구어가는 평범한 아낙의 모습이

    내 것임을....

    앞치마가 유난히 편안하고

    집안일을 미루어야하는 핑계를 만들지 않는다.

    주인을 손길이 필요한 화분을 베란다로 옮겨 물을 주고

    창에 내비친 햇살을 향해 해바라기를 시키고

    집안 구석구석을 하루에도 몇 번을 오고가며

    청소기를 돌려댄다.

    산더미 같은 빨래더미를 헤집어 다림질에

    아이들 간식거리를 준비하고

    겨우 나를 위한 시간에 종종걸음을 친다.


    오늘은 안동 5일장...

    장날을 손꼽으며 매번 움직이는 장보기임에도

    언제나 장날의 풍경은 나를 삶 속에서

    조금씩 성숙한 삶으로의 걸음을 옮기게 한다.

    사람들, 그 속에서 스며나는 표정들.

    유난히 자판위에 차곡차곡 쌓여진

    핑크색 몸빼바지가 눈을 머물게 한다.

    나에게 몸빼바지에 대한 기억은

    어린날 고향 장날의 기억인지도 모르는 일이다.

    오늘은 장거리에 매달린 몸빼바지를 입고

    규칙과 규율속에 매일 매일을 담고 사는 나를

    벗어두고 싶은지도 모르는 일이다.


    봄은 5일장의 기억으로 조용히 나에게 다가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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