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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마음과 행동──•▶심리 자료방/상담, 심리, 다양한 연구결과 2010. 6. 17. 00:30
우리는 일반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아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은 그 사람의 행동이나 말을 통해 우리가 짐작해 판단하게 된다. 말이나 행동이야 어느 정도 조절 된 것일 수 있으므로 그 사람의 마음을 항상 정확히 드러낸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내가 내 마음은 정확히 알고 있을까? 내 마음은 당연히 내가 잘 안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심리학 연구에 의하면, 실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내 마음도 내 행동이나 상황을 보고 짐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내 태도가 확실하지 않은 경우라면 더욱더 그러기 쉽다. 어떤 음식을 생각보다 많이 먹고 나서 `아, 내가 배가 고팠었구나`, 혹은 `내가 그 음식을 좋아하는 모양이구나` 라고 생각한다거나, 어떤 일을 열심히 하고나서 `아, 내가 그 일을 좋아하는가보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심리학의 한 실험에서,대학생들에게 머리를 상하로 혹은 좌우로 흔들면서 어떤 사설을 읽게 한 후 그 사설에 대한 찬성 여부를 조사한 결과,
머리를 상하로 끄떡거리면서 읽은 학생들이 좌우로 흔들면서 읽은 학생들보다 찬성한 비율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즉, 자신의 행동이 태도(마음)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 준 것이다.
`세살 버릇 여든 간다`며 어릴 적부터 바른 행동을 가르친 우리 선조의 지혜는 이런 맥락에서 현대 심리학의 설명과도 일치한다. 예의 있는 행동을 하다 보면 자신의 행동과 일관성 있게 상대방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이 자연스레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기분이 안 좋을 때, 어떻게든 기분이 좋을 때 하는 행동을 하게 하면 기분을 전환시킬 수 있을까?물론이다. 우리는 종종 기분이 울적하고 꼼짝하기도 싫은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우연히 찾아온 친구들이 처음에는 반갑지 않았으나 재미있게 떠드는 분위기에서 자신도 몇 마디 거드는 것을 발견하고는 자신의 기분이 별로 나쁘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우리는 기분이 좋아서도 웃지만, 웃는 자신을 보면서 기분이 좋다고 느끼기도 하기 때문이다.
반면, 기분이 우울하다고 안 움직이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멀리하면 그런 자신의 행동과 고립된 상황을 보면서 점점 더 우울해지게 되고, 그러면 더 고립되게 돼 우울함은 더 심해지는 악순환을 거듭하게 된다.
이렇게 우리의 행동이 마음에 영향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자신의 행동과 마음 간에 일관성이 있을 때 훨씬 편하게 느낀다고 한다. 자신의 마음이 확실하지 않은 경우에는 행동을 보고 행동과 일관된 태도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행동이 마음(태도)과 다른 경우라면 일관성이 없어 불편하게 느끼게 된다. 이 때 심리적으로 덜 불편하기 위해서, 이미 해버린 행동은 어쩔 수 없으니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자신의 마음을 살짝 바꿔 행동과 일관되게 만들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말이나 행동을 한 경우, 이는 `나는 좋은 사람`이라는 평소의 생각과 배치돼 불편하게 느끼게 된다. 그런데, 이미 한 행동은 어쩔 수 없으니 상대방을 깎아 내리거나 상대방의 나쁜 점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상대에 대한 공격적 언행은 그에 대한 부정적인 마음을 증가시키고 이는 다시 더 공격적인 언행을 일으키는 악순환이 가속화될 수 있다. 따라서, 공격적 언행의 초기 단계에서 교정이 이뤄져야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
흡연이 건강에 나쁘다는 것은 너무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많은 흡연자들은 이미 자신이 담배를 피우고 있고 따라서 자신의 건강에 끔찍한 영향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받아들이기 힘들어 부정하면서, 오히려 담배를 참는 것이 스트레스가 된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이 또한 행동이 자신의 태도(마음)에 영향을 준다는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결국 이미 해버린 행동에 맞추거나 행동을 정당화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우리의 마음이 움직인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인간은 합리적이라기 보다는 합리화를 잘 하는 존재라고 하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출처: 경북 매일 신문
김정기 /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심리학 교수'──•▶심리 자료방 > 상담, 심리, 다양한 연구결과'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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