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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는 대게 시집가는 날──•▶발길 따라서/경북,대구 2011. 3. 8. 09:01
대게는 찬물을 좋아한다.
수온이 올라가는 5월이 되면 바다 밑 갯벌을 파고 속으로 들어가버린다.
그래서 대게 잡이 철은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다.
그 기간에도 대게 살이 꽉 들어차는 때는 음력 정월 대보름 이후 두어 달 정도다.
6월 산란기를 앞둔 3∼4월이 황금기란 얘기다.
이 무렵 대게는 내장이 알알이 들어차고 다리와 등딱지는 한껏 단단해진다.
보기엔 크고 좋지만 쪄 놓으면 물이 질질 흘러 '속았다'고 분개하는 '물게' 비중도 현저히 줄어든다.
동해안 대게 마을에는 예로부터 다음과 같은 말이 전해 내려온다.
'대게 배는, 보리밭에 내려앉은 장끼가 훌쩍 큰 보리에 가려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 띄워야 한다.
' 이 시절의 대게를 대게 잡이 사내들은 "혼방(진짜) 대게"라고 부른다.
이것이 네 다리여~~
조것이 내 다리여~~
야들아 번지는 잘 찾아야 하는기라~
한발을 슬그머니~~
나 안 들켰지~~ 바부 들켰어
슬금 슬금~~
대게녀석 세상밖으로 탈출시도~
딱 걸렸어~
요넘들 딱 걸렸다..
찜질팩을 기다리는 중
햇살 향해 스팀중
동해안 대게는 바닷속에 형성된 산줄기에서 산다. 물속 어디에 산줄기가 있을까.
울진·영덕·포항 해안선에서 동쪽으로 20마일 떨어진 바닷속에는 태백산맥과 같은 지형이 흐르고 있다.
낮은 곳은 수심 3m, 깊은 곳은 400m 남짓이다. 그러니까 400m 높이의 산이 바닷속에 솟아 있는 셈이다.
울진 사람들은 '왕돌짬'이라고 부르고, 영덕 사람들은 대륙붕이라고 한다.
대게의 먹이가 되는 해초가 많은 곳이다.
태백산맥 이쪽저쪽을 영서와 영동으로 구분하듯 바닷속 또한 20마일을 기준으로 서쪽을 연안, 동쪽을 근해로 나눈다.
여기서 나는 게도 조금씩 다르다. 동해안 포구에선 연안산 대게를 갓게, 근해에서 나는 것을 바닷게라 부른다.
갓게와 바닷게 중 어느 놈을 더 쳐줄까.본래는 해안에서 가까운 갓게가 맛있었다. 그
러나 살 찬 갓게는 이제 흔하지 않다.
남획으로 씨가 말라 연안에서 나는 살 찬 게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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