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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속에 있는 해
    ──•▶문학의 향기/일상 속으로 2006. 3. 8. 19:35

    빨간 머풀러 하나를 구입했다.
    색과 모양이 마치 붉은 사과를 듬성듬성 이은듯 하여
    마음에 쏙 드는 머풀러다.
    바람이 찬 오늘이었다.
    차가운 하늘 아래서 머문 바람이
    어깨로 스며들어
    체감온도가 내려갈 듯 하여
    틔는 색감의 머풀러를 목에 걸었더니
    이내 마음까지 따뜻해지는것 같았다.
    어찌 짙은 색의 머풀러 하나에 따뜻함이 찾아올까마는..
    애써 그렇게 생각을 바뀌고 싶었다.
    아니... 고운 머풀러 빛깔에
    사람들의 시선이 머물러 주는 것이 기분좋아
    시샘많은 마음이 따뜻함을 선택했음이 분명하다.
    어떤 이유이든....
    더 이상 선택이 되지 못하고 보낸 한해가...
    머풀러 하나 어깨에 짊어진 이유가 ...
    따뜻한 느낌으로
    보내는 허전함과 모자라는 아쉬움은 덜해졌다.

     


    모임이 유난히 많은 해였다.
    모임이라는 것이 이름만 다를뿐이지
    모양새는 별반 다를것도 없을테다.
    분위기 적응속도가 빠를수록 좋을 것이고
    변함없이 웃어야 할테고
    비록 술주정일지언정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귀울여야 할것이다.
    흥청거리는 사람들.
    그제도 어제도 그리고 오늘도...
    문학동료는 흔들리는 사람들을
    비켜가고 싶은 나를 유혹한다.
    사람의 유혹들...
    휴~~
    어지러운 분위기에 익숙해지려
    어색함은 주머니속에 감추어 두었다.
    시험지는 받은 학생처럼
    노래가사를 읊느라 뻣뻣해진 목젖이
    칼칼해지도록 먼지속에서 서 있는 나는
    세상의 한 부분이었다.
    " 집으로 가야지,
    짙은 어둠이 서성이기 전에'라는 말이 입속을 맴돈다.
    겨울 바람에
    팍팍한 흙먼지를 뒤집어쓴 것 처럼
    몸과 마음은
    일탈 아닌 일탈속에서 까칠해졌다.

     


    답답한 방 공기를 내보내고자 잠시 창문을 열었더니
    밤공기는 차갑다 못해 송곳날을 세운듯 하다.
    겨울은 겨울 다워야 한다지만
    겨울 감기 단골이 되어버린 나로선
    차가운 기운에 자꾸 어깨를 움추리며
    목을 감싸게 된다.

     


    더 두꺼워진 어둠속에서
    창밖 네온샤인이 화려하다.
    형형색색의 옷들을 입고
    힘들고 지친 요즘을 벗어나려 휘청거리는 이들의 발밑에서
    그들을 유혹하듯 보인다.
    다닥다닥 뽁은콩처럼 움직이는 이들의 모습이
    개미군단처럼 보이는 것은 소란스러움을
    가지고 싶지 않은 내 변명일까?

     

    한기가 느껴져 보일러를 높였다.
    보일러 스위치가 한바퀴를 돌았어도
    명치에 걸린 한기는 가실줄을 모른다.
    추운것은 마음인데 아무리 보일러를 올린다 한들 온기가 스며날까마는..
    찬바람 잠시 스친다 하여 잔병이 스며드는 끈기없는 몸을 탓한다.
    좋은것에도 좋아하지 못하며
    연이어 생기는 짜증을 해소시키기 위해서
    애궂은 보일러 스위치만 오락가락 내 마음처럼 돌고 돈다.
     

     


    분주해 지기전 여유를 찾아
    긍정적인 나를 편안한 의자에 앉혀 놓았더니
    살아있는 것들에서 따뜻함이 전해지는 듯 하다
    잘못된 것들에 쌓인 잘못들로 인해
    온통 주름 투성이였던 나의 생활.
    분주하기만 했던 일상.
    찌들고 구겨진 것들을 찾아 촉촉히 물뿌려가며
    다림질을 해야 할듯 하네요.
    그러고 나면 새해를 맞는 마음이
    새옷을 입은 것처럼
    가벼울 질것 같다.
    마음속에 있는 "해"도 보일테다.

     


    메일속에 삽입할 음악을 선택했다.
    체인지 파트너...
    감미로운 음악이다.
    내 속에 숨어사는 또 다른 나. 상아
    상아에게 자리를 내어줬다.
    한해 동행해준 상아라는 파트너에게
    또 다른 상아를 바꾸어 주고나니
    또다른 동행에 힘이 생기는 착각이 든다.
    나에게 힘이 되어줄 파트너..
    새해에는 그녀을 사랑해 줄
    나를 맞이 할것이다.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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