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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나물
    ──•▶문학의 향기/일상 속으로 2006. 3. 16. 07:19

    새벽...

    모닝콜이 직설적이고 난폭하고 소리를 내지른다.

    모닝콜 소리에 달콤한 잠은 하얗게 깨어졌다.

    모닝콜과 흔들어 깨우기의 차이는 가슴앓이와 심장마비의 차이라고 했지만

    오늘도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한 채 하루를 열었다.

    자기전에 머리맡에 둔 체육복을 들고 조심스래 방을 빠져나왔다.

    부스럭 소리에 아이들이 깰까

    동선을 짧게 소리는 낮추었지만

    복병처럼 잔기침은 거실속으로 흩어진다.
    운동 가는건 아무래도 무리겠지.

    입속말이 스르르 굴러 나온다.

     

     

    순하고 달콤한 잠은 사라졌다.

    컴을 열었다.
    새벽 시간을 지루함없이 보내기에
    컴만큼 좋은 친구도 없다.
    습관처럼 사이버 세상을 드나든다.
    컴퓨터란 것이 없었으면...
    문명의 발달로 더욱 편리해진
    기계의 고마움을 새삼느낀다.

     

     

    컴속엔 또 다른 현실이 있다.
    때론 웃음을...
    때론 슬픔을...
    때론 생각의 바다를 만든다.

     

    아침...
    등교를 한지 얼마지 않아
    공주가 전화를 했다.
    준비물을 빠뜨리고 왔다고..
    떼를 쓰지 않고 더욱 공손해지는 아이는
    분명 스스로 준비물을 챙기지 않은 잘못을 알기에
    거절당할 준비를 하고 있는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조바심 낼 아이의 마음을 알기에
    종종걸음으로 학교를 향한다.
    손엔 빠뜨린 준비물과 반친구들에게 줄
    막대사탕 몇봉지 들고서 말이다.

     


    돌아 오는길

    5일장 구경을 했다.

    쑥, 고들빼기,질경이 봄나물

    넙적 넙적 걸터앉은 햇살의 양기를 한소쿠리 담고,
    간고등어 한손과 오이, 양파, 시금치와
    버섯들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가족들을 위해 장만할 재료들이 가득차
    장바구니는 그들의 존재가 주는 무게만큼 무거웠다.

     

     


    길가에 봄화분 내려놓은 꽃집아저씨
    꽃구경하라 손짓을 한다.
    선배에겐 분하나 사주고 난 욕심을 내어
    두개를 집에 가져다 놓았다.
    집안가득 봄이 활짝 피었다.
    숨겨놓은 내마음도 함께 피었다.

    잔잔한 휴식.

    그리곤 아주오랜시간 낮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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