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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원 남녀균형임용제' 고려해 볼 때
    ──•▶강의 자료방/양성평등 이해하기 2008. 3. 30. 16:15
    ▲ 고성욱 서울교대부설초등학교 교감

    '교원 남녀균형임용제' 고려해 볼 때

     

    "왜 남자들은 선생님을 안 해요?"

    어제, 한 인터넷 포털의 블로그에 올라온 이런 제목의 글에 하루 종일 최고로 많은 댓글이 주렁주렁 엮였다.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의 질문에 대답하기 난감했다는 선생님의 이야기이다.

    교단의 여초(女超) 현상이 정말 심각하다. 현재 서울의 초등 여교사 비율은 무려 85%에 육박하고 있으며 지난해 신규 임용자는 90%가 여성이었다. 그나마 얼마 되지 않는 남교사들도 상대적으로 고연령층이 많고, 학교에 따라선 남자 교사가 단 한 명도 근무하지 않는 곳도 있다. 초등학교 6년 동안 아이들이 남자 담임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하는 것이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에 따라 학교 경영에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어서 학년 초가 되면 학교장들은 교육청에 남교사를 배정해 달라고 아우성이다.

    사람 사는 세상은 그곳이 어디든 남자와 여자가 상식을 벗어나지 않는 정도에서 균형 있게 어우러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학생들은 양성(兩性)의 교사를 두루 만나면서 동성(同性) 교사에게 역할 모델을, 이성(異性) 교사에게는 다른 성(性)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배울 수 있다.

    교육 활동에 꼭 필요한 남교사의 역할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 생활지도 과정의 필요이다. 자녀에 대한 지나친 과보호로 버릇없는 학생들이 늘면서 학교의 생활지도는 점차 한계에 달하고 있다. 교내 폭력·왕따 같은 문제는 아무래도 여교사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학교 폭력이 점점 흉포해지는 이유가 과도한 여초 현상 때문이라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둘째, 교육 활동 과정에서의 남교사 역할이다. 학교의 각종 행사, 수련 활동, 운동회, 청소년 활동, 교외 생활 지도 등에선 아무래도 남자 교사가 더 크게 필요하다. 학교 사회에서 남교사의 부재를 가장 아쉬워하는 것은 아이로니컬하게도 이런 활동 과정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여교사들이다.

    셋째, 여교사들의 임신과 출산, 육아 휴직, 보건휴가 등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시간제 강사의 확보에 따른 어려움이다. 학교 교육은 단순히 지식만을 전달하는 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에 대한 이해가 매우 소중하다. 아이들의 상태에 대한 배경 이해와 상대적으로 책임감이 부족한 계약직 교사들의 수업은 아무래도 수업의 질이 낮을 수밖에 없다.

    이제 여성계는 교원의 양성평등채용제를 성(性) 대결적 시각으로만 보고 대립할 것이 아니라 학교 운영의 현실적 고려, 균형 있는 교육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하여야 한다. 서울시 교육청이 서울시내 교사·학부모·학생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90%에 가까운 학부모가 교원의 성비율 균형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직접 교육 수요자인 학부모들이 교단의 지나친 여초 현상에 따른 문제를 체감한다는 것이다. 여성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소리를 높이는 운동가들도 막상 자연인인 어머니로 돌아갔을 때, 자기 자녀가 학창 시절 내내 특정 성의 교사만을 경험하는 것을 좋아할 것인지 조용히 묻고 싶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교직이 남성들에게 보다 매력 있는 직업으로 인식되게 하는 정책 배려로 양성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남교사들에게 상당한 기간 동안 의무 근무를 조건으로 하는 군복무 면제 등도 하나의 방안이 된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또 다른 엄청난 논란을 불러올 것이기에 일반 공무원처럼 양성균형임용제라도 도입하자는 것이다. 단지 이 정책의 시행 과정에서 예상되는 우려와 문제점들이 최소화되도록 합리적이고 신중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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