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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옥 불가능한 프리즌에 갇히다.-결코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 & 석호필’ -(펌)
    ──•▶자아 채우기/마음의 양식 2007. 2. 21. 00:14

    한국에서 미드(미국드라마) 팬이라면, 프리즌 브레이크(Prison break) (이하 프리즌)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2007년 추석, 미국인뿐만 아니라, 미국 드라마를 보는 전 세계 사람들을 열광하게 한 이 드라마가 케이블 TV 슈퍼액션에서 22시간 동안 연속 방송되었다.

     

     

     

    지난 18일 슈퍼액션에서 22시간 동안 프리즌 브레이크 시즌1이 연속 방송되었다.

     

    나 또한 요즘 미드에 빠져 사는 사람으로서 이 절호의 찬스를 놓칠 수 없었고, 그래서 밤 10시에 텔레비전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매회 지루한 광고 20분(실제로 광고 시간이 약 20분 정도 되었는데, 중간 광고가 정말 길었다.ㅠㅜ)을 참고 밤을 새고 볼 만한 가치가 있는 드라마였다. 그래서 나는 기꺼이 나의 밤 시간을 이 드라마에 투자했다.


    나는 어느새 프리즌에 흠뻑 빠져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 드라마 정말 소문대로 먹을 음식 많은 잔칫상이었다. (뒤늦게 이렇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도 민망하지만...) 그렇다면 이 프리즌 브레이크를 보고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너무 재미있어서, 너무 스릴 만점이어서 분석을 해야 직성이 풀릴 듯하다.

     

     

     

    프리즌 브레이크는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통해 끊임없이 갈등을 만들어낸다.

     

    프리즌 브레이크의 최고의 강점은 매회 마다 예측할 수 없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토리에 있다. 누명을 쓰고 사형 선고를 받은 형 링컨 버로우(도미닉 퍼셀)을 탈옥 시키기 위해 천재 건축가 동생 마이클 스코필드(웬트워스 밀러)가 폭스 리버 감옥으로 자진해서 들어온다. 마이클은 뛰어난 두뇌로 치밀하고 섬세하게 계획을 준비하였으나, 모든 계획마다 변수를 만나게 되고, 여러 어려운 상황들을 극복해야만 한다. 또한 마이클의 탈옥 계획은 사람들의 협조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여기에 이 드라마의 최고의 묘미가 있다. 마이클에게 동조해야 하는 사람들은 모두 탈옥에 대한 그럴듯한 절박함을 느껴야만 한다. 그래서 드라마 초반에는 팀원들이 탈옥에 동조해야만 하는 상황을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이와 함께 감옥 밖에서는 링컨의 첫사랑 베로니카(로빈 터니)가 정의 위원회 소속 닉 픽셔와 함께 링컨의 항소를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들은 매번 죽음의 위협에 직면하며, 링컨을 죽이려는 거대한 적, 부통령과 힘겨운 사투를 벌인다. 

     

    두 번째 강점은 바로 공간과 시간의 제한성이다. 이것이 이 드라마를 끊임없이 갈등 속으로 밀어 넣는다. 형 링컨의 사형 집행일은 고작 4주, 한 달 밖에 남지 않았고, 탈옥에 참여하는 팀원들 또한 각자 제한적인 시간에 묶여 있다.

    이와 함께 폭스 리버라는 감옥은 마이클 스코필드의 행동을 제한하는 공간인 동시에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왜냐하면 이 감옥은 마이클이 설계했기 때문이다.)이 된다. 이렇듯 감옥에 부여된 이중성과 제한적인 시간은 끊임없이 갈등을 일으켜 시청자에게 서스펜스를 느끼게 해준다.


    서스펜스의 거장 히치콕은 트뤼포가 쓴 ‘히치콕과의 대화’ 라는 책에서 “나는 삐걱거리는 문소리로 서스펜스를 자아내 본 적이 없습니다. 어두운 거리에서 죽은 고양이와 폐물들이 나뒹구는 것보다 밝은 대낮에 졸졸 흐르는 냇가에서 일어나는 살인이 더 흥미 있습니다.” 라고 말했다. 그러므로 프리즌 브레이크의 서스펜스는 히치콕의 서스펜스 법칙을 훌륭히 따르고 있다 하겠다. 프리즌은 시청자들에게 매우 친절하게 모든 정보를 개방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요소들이 더욱 오감을 자극하는 것이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마이클이 탈옥에 성공하게 될 것을 예상하게 되나, 매회 새로운 내용으로 다가오는 서스펜스에 가슴을 졸이게 되는 것이다.

     

     

    마이클 스코필드 역을 맡은 웬트워스 밀러는 마이클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데 성공했다. 

     

    세 번째 강점은 마이클 스코필드를 연기한 웬트워스 밀러에 있다. 슈퍼맨 오디션에서 이 드라마의 연출을 맡은 브렛 라트너의 눈에 든 웬트워스 밀러는 곧 프리즌의 주인공 자리를 꿰차게 된다.


    잘 생긴 외모에 지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이 배우의 연기는 차분하면서도, 극을 설득력 있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사실 프리즌을 만들어가는 데 가장 중요한 인물은 바로 마이클 스코필드다. 이 인물은 매우 복잡한 인물로서, 형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죽음까지도 불사하는 정신을 지니고 있다. 두 발가락이 잘리는 극단의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아야 하고, 매번 어려움에 봉착할 때마다 해결책을 내놓아야 하는 리더의 역할에 있다. 또한 불안해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지 않은 멤버들의 정신적인 지주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 인물에게 숨결을 부여하는 연기자의 임무는 대단히 막중하다 할 수 있다. 이런 복잡다단한 인물을 웬트워스 밀러는 대단히 잘 해내고 있는데, 그는 인터뷰에서 이러한 결과는 그가 마이클이라는 인물을 이해해서가 아니고, 마이클의 천재적인 완벽성과 그의 완벽을 추구하는 정신이 닮아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에서도 ‘석호필’ 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얻고 있기도 하다.

     

     

    마이클은 탈옥에 필요한 설계도를 문신으로 몸에 새겨 넣는다.

     

     

    이러한 여러 강점으로 인해 시청자들은 원하지 않아도 한 번 이 드라마를 보게 되면, 탈옥할 수 없는 프리즌에 갇히게 된다. 왜냐하면 마이클 스코필드가 탈옥에 성공해도 시청자들은 그 여운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드라마는 치명적으로 재미있다.


    나는 또한, 개인적으로 이 드라마의 전문성에 박수를 치고 싶다. 그리고 그것은 프리즌의 각본을 맡은 닉 산토라, 폴 슈링에게 응당 돌아가야 할 찬사다. 이들이 매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솜씨는 가히 천재적이라고 할 만하다. 좋은 작품에는 반드시 좋은 작가가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현재 멜로드라마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한국 드라마에도 이러한 전문성이 도입된 드라마가 양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드라마도 세계화의 경쟁시대에 도입했다. 미국이 1980년대 드라마 위기를 보기 좋게 역전 시킨 것처럼 한국도 지금의 드라마 정체를 보기 좋게 역전시킬 전문성 있는 드라마가 필요하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속히 프리즌 브레이크처럼 전 세계를 열광시킬 수 있는 그런 세계적인 드라마가 속히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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