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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오른다. 두번째 계단, 다섯번째 계단, 열번째 계단.... 오르는 발자국마다 새로움이 솟아오른다. 계단 끝에 섰다. 공연 무리에 이끌려 계단을 오르는 상기된 표정들.... 그들의 헐떡거림이 나를 흥분하게 한다. 그러나.... .............. 중년의 부부... 낯이 익구나. 아픔... 슬픔... 지난해 자식을 먼저..
주말 아침이었다. 지난밤까지 아무런 말이 없었는데, 불쑥! 아이들 데리고 함께 나가자며 수저를 놓기가 바쁘게 남편은 외출을 서둘렀다. 어리둥절 해하며 어디를 가는지, 왜 가는지에 대해 묻고 싶었지만, 허둥지둥 바쁘게 움직이는 남편을 지켜보며 말해 줄 때까지 참기로 했다. 아이들과 난, 남편의..
거미줄은 행운을 가져다 줍니다. 거미줄에 걸렸습니다. 새벽거미는 좋은 기운을 가져다 준다하니 기분좋은 마음으로 거미줄을 털어냅니다. 거미는 향기가 없어 꽃옆에 집을 짓고 거미는 빛이 없어 가로등 옆에 집을 짓는다고 합니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입니다. 사람은 먹고살기 위해 사람사는 입에..
똑똑... 아침은 문 두드리는 소리로 시작이 됩니다. 주둥이가 열리 듯 삐죽 열린 문 사이로 쌍둥이의 말랑 말랑한 미소가 바람보다 먼저 들어옵니다. 장현이 엄마! 쌍둥이는 인사대신 장현이 엄마를 불러댑니다. 울 아들 녀석 이름이 장현이거든요. 쌍둥이는 아들 녀석 등교길 동무입니다. 작은 녀석과..
새벽... 모닝콜이 직설적이고 난폭하고 소리를 내지른다. 모닝콜 소리에 달콤한 잠은 하얗게 깨어졌다. 모닝콜과 흔들어 깨우기의 차이는 가슴앓이와 심장마비의 차이라고 했지만 오늘도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한 채 하루를 열었다. 자기전에 머리맡에 둔 체육복을 들고 조심스래 방을 빠져나왔다. 부스..
몇해전에 친구가 헝겊조각을 가지고 왔었지. 퀼트를 한다는 거야... 친구가 알록 달록 헝겊을 자르고 깁기 시작하는 거야 재미있어 보이더군... 친구에게 말했지... 나도 그 퀼트란 넘을 하고 싶다고... 친구는 손지갑이라도 만들어 보라고 작은 헝겊을 주더군. 처음에는 조금 힘들거라고 하더니... 나에..
사는것이 뭔지도 모른채 큰 걱정 없었던 10대를 보내고 아픔이 많았던 20대를 넘기고 삼십대에 들어 조금은 일찍 안정을 찾았나이다. 그리고 불혹의 나이를 찾아가고 있나이다. 저의 인생에서... 목숨과도 같은... 오래도록 함께하고 싶은 사람을 잃은 것이 생각에서도 행동에서도... 많은 변화를 가지게..
우리가 봄에 감격하는 것은 봄이 주는 특별한 어감 때문이다. 새로움, 시작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지만 봄의 어감은 식초같은 상큼함과 부풀어 오르는 고무 풍선같은 설레임을 동반한다. 봄은... 천진스럽게 함빡 웃음을 던져내는 아이같기도 하고 때론 아낙의 풍만한 가슴처럼 뭉클한 그리움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