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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녀석이 초등학교를 입학하고 나서 아침이 더 바빠졌다. 아이들 입맛에 맞는 아침 대용식을 고민하다 떡국을 준비 하기로 했다. 입맛이 없어하며 밥을 먹지 않겠다며 밥상머리 눈치 싸움을 하는 녀석들에게 멸치와 마른 표고버섯으로 국물을 우려내고 지단을 부쳐 색색 고명을 만들었다. 떡국. 생..
베란다로 내어둔 호접난 꽃망울이 젖몸살을 앓고 있다. 보라빛 꽃을 섞어내며 가지가 휘도록 만개할 호접난을 떠올리자니 향기없는 그 속에서 향기를 토해낼것 같다. 푸석푸석한 얼굴에 파묻힌 퀭한 눈이 호접으로 향한다. 생명을 거두는 마음이... 튼실하게 씨앗이 여물도록 탱탱한 기운을 불어 넣었..
빨간 머풀러 하나를 구입했다. 색과 모양이 마치 붉은 사과를 듬성듬성 이은듯 하여 마음에 쏙 드는 머풀러다. 바람이 찬 오늘이었다. 차가운 하늘 아래서 머문 바람이 어깨로 스며들어 체감온도가 내려갈 듯 하여 틔는 색감의 머풀러를 목에 걸었더니 이내 마음까지 따뜻해지는것 같았다. 어찌 짙은 ..
두달도 더 되었나. 문학 동료를 못 본지 한참이나 지난것 같다. 하루에도 서너번씩 통화를 하고.... 서점에서 글 안부를 물었더랬다. 그러나 눈이 멀어지면 마음이 멀어진다는 공식같은 말을 실천이나 하는 듯 많이 소원해졌다. 지난 연말 부산 언니네 내려갔다 신혼 여행지 친구를 만나 부산대학교 근..
따르릉...따르릉... 전화벨이 고함을 질러대지만 하던일을 멈추지 못해 머뭇거리다 벨소리가 멈추어서야 후회를 했다. 두드리던 자판에서 손을떼고 한숨을 내쉬었다. 휴! 한조각 빵처럼 머리속이 부풀었다. 오늘 끝내야 하는일은 많은데 능률은 오르지 않고 ... 지금 지쳐가고 있는 중은 아닐까 싶었지..
바람귀가 아파트 화단을 돌다 마당에 털썩 주저앉았다. 화단끝 겨우내 갇힌 흙이 보시락 거리며 하늘을 밀어낸다. 봄이 오는구나. 아침이구나... 예릿예릿한 아이들이 종알거리며 현관을 나선다. 키보다 큰 희망이 아이들의 등을 떠민다.
나의 하루 2004. 2.27 어둠이 내리는 저녁 어둠이 피어나는 밤속의 향연이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 속에서 또 다른 욕망으로 꿈틀거려 내속에서 또 다른 나를 불러들이고 있다. 필시 나는 밤이라는 먹이에 집착하는 요부의 모습으로 변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것이 나 뿐이냐 마는.... 나의 하루....
내가 부모가 되어 아이들에게 가장 잘한 일 한가지가 있다. 책을 가까이 하는 아이로 습관을 들인 것. 책보다 컴퓨터 마우스를 먼저 익히는 요즘 아이들. 남편은 그런 아이들속에 내 아이가 서있기를 바라지 않았다. 집안,아이들을 위해 마련된 실내 도서관에서 아이들은 희망을 입질한다. 부모의 독서..